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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P Special] 차세대 유전자편집 기술 특허 동향 및 기술경쟁력 분석_정미란(한국특허전략개발원)
2026-03-03


차세대 유전자편집 기술 특허 동향 및 기술경쟁력 분석


정미란 전문위원, 한국특허전략개발원


유전체 교정(Genome Editing) 기술은 단순한 분자생물학적 도구를 넘어, 생명체의 설계도를 실시간으로 재프로그래밍하는 ‘바이오 소프트웨어’의 시대를 열고 있다. 2020년 CRISPR-Cas9 시스템의 노벨상 수상 이후, 우리는 불과 4년 만에 세계 최초의 크리스퍼 치료제 ‘카스게비(Casgevy)’의 승인을 시작으로 ‘설계도 수정 치료(Blueprint Correction)’의 임상적 실증을 목격하고 있다.

유전자편집 기술은 CRISPR의 보편화를 지나, 염기교정(Base Editing)과 프라임교정(Prime Editing)으로 대변되는 기술 패러다임 전이(Paradigm Shift)를 겪고 있으며, ‘자르는 가위’에서 ‘고쳐 쓰는 펜’으로의 발전을 의미한다. 이는 비표적 절단(Off-target)과 대규모 결실(Large Deletion) 문제를 극복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기고에서는 글로벌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차세대 유전자편집 기술의 흐름을 짚어보고,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 등 선행 그룹의 기술사업화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유전자편집 기술 특허 동향 

특허 빅데이터 기반 유전자편집 기술 특허 분석은 최근 20년간 출원 공개된 한국, 미국, 일본, 유럽, 중국 특허를 대상으로, 기술체계에 따른 해당 국가 지식재산관청에 등록된 특허를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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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유전자편집 기술 지식재산관청별 출원 변화

출처: 한국특허전략개발원, 2025년 특허빅데이터 기반 산업혁신전략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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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유전자편집 기술 지식재산관청별 등록 변화

출처: 한국특허전략개발원, 2025년 특허빅데이터 기반 산업혁신전략보고서




유전자편집 분야의 지식재산관청별 등록 건수는 2019년까지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2020년 이후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최근 출원 증가에 따른 심사 지연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허 등록 건수는 미국(6,548건, 34.5%) > 중국(5,190건, 27.4%) > 일본(3,004건, 15.8%) > 유럽(2,328건, 12.3%) > 한국(1,901건, 10.0%) 순으로, 미국 및 중국의 등록 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이 권리 확보 및 분쟁 실효성 측면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핵심 시장으로 여겨질 수 있다.



2. 유전자편집 분야 기술별 특허 분석 

유전자편집 기술 분야의 연도별 특허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급격히 성장하다가 2021년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기술별 출원 건수는 절단(20,745건, 46%) > 염기교정(10,594건, 23%) > 발현조절(6,491건, 14%) > 프라임교정(4,827건, 11%) > gRNA 설계(2,595건, 6%)의 순으로, 절단 및 염기교정 기술이 유전자편집 기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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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유전자편집 분야 기술별 출원 변화


기술별 등록 현황은 절단(8,627건, 45%) > 염기교정(4,593건, 24%) > 발현조절(2,691건, 14%) > 프라임교정(2,017건, 11%) > gRNA 설계(1,043건, 6%)의 순이었다. 2020년 이후 전반적인 등록 건수는 감소 추세를 나타냈으며 최근 출원된 특허들이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영향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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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유전자편집 분야 기술별 등록 변화





<표 1> 기술별 최근 출원 집중도 및 등록 집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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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지표를 기준으로 유전자편집 기술의 최근 출원 집중도 및 등록 집중도를 살펴보면, 전체 출원 점유율은 절단 기술(45.8%)이 가장 높고 이어 염기교정(23.4%), 발현조절(14.3%), 프라임교정(10.7%), gRNA 설계(5.7%) 순으로 나타났다.

절단 기술이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염기교정, 프라임교정, gRNA 설계 기술을 중심으로 기술 확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6~2019년 대비 2020~2023년을 비교하면, 모든 기술 분야에서 출원 집중도는 상승한 반면 등록 집중도는 하락하는 공통적 흐름이 확인된다.

절단 기술은 출원 집중도가 5% 증가하고 등록 집중도는 19% 감소했으며, 염기교정은 출원 14% 증가·등록 14% 감소, 프라임교정은 출원 13% 증가·등록 12% 감소로 나타났다. 또한 발현조절은 출원 8% 증가·등록 16% 감소, gRNA 설계는 출원 13% 증가·등록 7% 감소하였다.

이 같은 양상은 기술 경쟁 심화에 따른 출원 확대와 더불어, 심사 지연 및 등록까지의 시차 효과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의 등록 감소 현상은 고도화된 특허 전략에 따른 ‘선(先)출원·후(後)정제’ 구조가 강화된 결과로 읽힐 수 있으며, 향후 등록 전환 시점에 특정 기술 분야의 권리 집중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염기교정 및 프라임교정 분야의 출원 집중도 증가는 차세대 유전자편집 치료제 플랫폼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표 2> 유전자 편집 분야 기술별 특허 출원 상위 출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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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상위 출원인과 유전자편집 기술의 5개 세부 기술 분야 중에서 절단, 염기교정, 발현조절, gRNA 설계 등 4개 분야가 핵심 분야로 도출되었다. 

절단 기술은 Broad(3.2%)・UC(2.0%), Harvard(2.0%) 등 대학/연구기관과 Sangamo(1.9%), CRISPR Tx(1.4%), Editas(1.0%), Intellia(0.9%) 등 기업이 혼재된 다극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염기교정 기술은 Broad(2.5%)를 포함해 Moderna(2.0%), Beam(1.9%), Inscripta(1.4%), Intellia(1.0%)와 같은 기업들의 출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양상을 보이며 기업 중심 출원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프라임교정 기술은 Broad(2.9%)를 선두로 Illumina(2.0%), LifeTech(1.6%), BD(1.0%), Qiagen(1.0%) 등 분석l/시약 기반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프라임교정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Broad의 글로벌 리더십이 유지되면서, 관련 산업 분야의 확장 가능성이 관찰된다.

발현조절 기술 분야 역시 Broad(6.2%)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UC(4.1%), Harvard(3.8%) 등 미국 주요 대학이 뒤를 잇고 있다. Broad의 독보적 플랫폼 IP 구축과 함께 미국의 유수 대학들이 기초연구 기반 응용/확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Arbor, Beam, Regeneron 등 기업들의 활발한 출원 양상도 눈에 띄며, 국내 기업인 툴젠(1.4%)도 7위에 포함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대학·연구기관이 원천기술을 선점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들이 응용·상업화 특허를 확장하는 이중 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며 기술 경쟁은 개별 특허 차원을 넘어 플랫폼 단위의 권리 블록화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의 특허 경쟁 역시 개별 특허가 아닌 포트폴리오 단위의 경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3. 유전자편집 플랫폼 전략 및 한국형 모델 제안

브로드 연구소는 연구 성과를 국가적 자산이자 거대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브로드는 CRISPR-Cas9(AA) 원천 특허를 기반으로 염기교정(AB), 프라임교정(AC), RNA 표적진단(AD), AI 기반 설계(AE)까지 특허를 단계적으로 확장하며 다층적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였다. 이는 어느 한 특정 기술 영역이 우회되더라도 전체 플랫폼을 벗어나기 어렵게 만드는 ‘그물망 전략’으로 해석된다.

기술적 진입장벽 뿐 아니라 협상시의 구조적 우위를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으로, ‘거래 가능한 IP 네트워크’를 구축한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Surrogate Licensing 모델을 통해 Editas Medicine 등 스핀오프 기업에 특정 타겟에 대한 독점권을 부여하는 한편, 농업이나 연구용 툴에는 비독점 라이선스를 유지함으로써 기술 확산과 생태계 장악력을 동시에 확보하였다.

Cross-Licensing 전략 역시 유연하게 활용하여 기술적 우위가 확실한 타 기관(MGH 등)과 상호 라이선싱을 추진함으로써 Prime Medicine과 같은 거대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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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Broad/MGH 원천 IP를 축으로 한 분야별(FoU)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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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Broad Institute의 주요기술 흐름


<표 3> Broad Institute의 라이선스 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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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Broad Institute의 플랫폼 전략 벤치마킹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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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한국형 전략은 국내 대학 및 연구소의 개별 연구 성과를 단편적으로 보호하는 수준을 넘어, [원천기술 - 전달체(Delivery) - 타겟 질환 전용 sgRNA]를 통합한 패키지형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해외 기업과의 교차 라이선싱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 전략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개별 과제 단위의 성과 관리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의 통합 IP 데이터베이스와 전략적 포트폴리오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면 글로벌 협력·연합 모델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통합형 포트폴리오 전략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다층적 실행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① Delivery(전달) 기술의 독립적 확보

  유전자가위 자체의 성능 경쟁이 성숙기임을 감안한다면 LNP(지질나노입자)나 바이러스 벡터를 대체할 전달체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비표적 조직 도달성’이 뛰어난 차세대 플랫폼을 확보한다면 치료제 시장 선점에 있어 전략적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② AI-Driven Nuclease Engineering

  저온 유지 등 특정 체내 환경에서만 활성화되는 ‘조건부 유전자 가위(Conditional CRISPR)’ 설계 등, 향후 정밀의료의 경쟁력은 단백질 공학과 AI 모델링의 결합에서 도출된 가능성이 높다. AI 기반 효소 변이체 설계 역량을 내재화·고도화할 전략이 요구된다.

③ FTO(Freedom to Operate) 분석의 선제적 도입 

  연구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특허 지형을 분석하여 기존 강자들의 IP를 우회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기술적 빈틈’을 공략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단순한 권리 회피를 넘어 전략적 협력 및 교차 라이선싱 기반을 가능한 파이프라인을 사전구축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할 것이다.

④ 농업 및 산업용 유전자 교정(CEO)으로의 확장

  치료제 시장의 규제 장벽 대응과 함께,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상용화 속도가 빠른 기후 위기 대응 작물(CEO)이나 산업용 미생물 교정 분야로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기술 축적과 수익 창출을 병행할 수 있는 전략적 완충 영역이 될 수 있다.

⑤ 기술 주권과 글로벌 표준화 전략 

  한국형 차별화 전략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도입 방식(RNP 등)이나 효소 변이체를 국제 표준 기술로 정립하기 위한 학술적·정책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국제 표준화는 단순 특허 확보를 넘어 장기적 산업 주도권 확보와 직결된다.


지금까지의 값진 연구 성과를 인류 치유로 이어질 수 있는 산업적 가치로 연결하는 브릿지(bridge) 역할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수준의 유전자편집 연구 역량과 선제적 원천 특허를 보유한 선도국가로서 한국형 전략적 지식재산 관리와 플랫폼 중심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유전자편집·제어·복원기반기술개발사업」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는 지식재산권 창출의 산실이 되기를 기대하며, 독자적 연구 성과가 강력한 특허 장벽으로 보호받고 상용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 본 기고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한 「유전자편집·제어·복원기반기술개발사업」수행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본 내용은 유전체편집연구지원사무국(GERC)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 인용, 발표하실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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