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동향

연구 및 시장동향

[R&D] AAV 벡터 기반 유전자치료제의 최신 개발 동향
2026-09-01

1. 배경

  AAV (Adeno-Associated Virus) 벡터는 현재 생체 내 유전자 전달에 가장 널리 활용되는 플랫폼 중 하나이다. AAV는 자체 병원성이 낮고 다양한 조직에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으며, 전달된 유전물질이 대부분 숙주 염색체에 삽입되지 않고 세포핵 내에서 에피솜(episome) 형태로 유지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망막세포, 신경세포, 근육세포와 같이 세포 분열이 적은 조직에서는 단회 투여 후에도 치료 유전자의 장기 발현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활발히 분열하는 세포에서는 에피솜이 점차 희석될 수 있으며, 약 4.7 kb로 제한된 유전자 탑재 용량, 기존 AAV에 대한 중화항체, 캡시드 및 치료 단백질에 대한 면역반응 등의 한계가 존재한다 [1,2].

초기 AAV 치료제는 원인 유전자가 명확하고 표적 조직이 비교적 제한된 희귀 단일유전자 질환에서 먼저 개발되었다. 이후 임상 경험이 축적되면서 적용 범위가 망막에서 중추신경계, 근육, 간, 내이 및 관절 등으로 확대되었고, 결핍 유전자의 보충뿐 아니라 치료 단백질의 지속 발현, 유전자 억제 및 세포 운명 전환과 같은 전략도 시도되고 있다 [2,3].



2. 표적 조직별 국외 AAV 유전자치료제 승인 및 개발 현황

(1) 망막 표적

  망막은 국소 투여가 가능하고 면역학적으로 비교적 격리되어 있어 AAV 유전자치료제가 가장 먼저 상업화가 이루어진 분야다. 대표적인 사례인 Luxturna는 RPE65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제로, 2017년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망막하 주사를 통해 정상 RPE65 유전자를 망막색소상피세포에 직접 전달하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양의 벡터로도 표적 조직에 도달할 수 있다 [3,4]. Luxturna의 성공 이후 안과 분야의 AAV 치료제 개발은 유전성 망막질환을 넘어 만성 난치질환인 습성 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 예로, 망막세포가 항-VEGF 단백질을 장기간 생산하도록 하여 반복적인 안구 내 주사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2].


(2) 내이 표적

  망막에서 확인된 국소 유전자 전달의 장점은 내이 치료제 개발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6년 4월 FDA 승인을 받은 Otarmeni는 OTOF 유전자 변이로 인한 중증–심도 감각신경성 난청 치료제이다. AAV1 벡터를 와우에 직접 투여하여 내유모세포에서 기능성 OTOF 유전자가 발현되도록 한다. OTOF 유전자는 하나의 AAV 벡터에 담기에는 크기 때문에 유전자를 두 개의 벡터에 나누어 전달한 뒤 표적 세포 안에서 재구성하는 dual AAV 전략이 적용되었다. Otarmeni는 이러한 방식으로 승인된 최초의 AAV 유전자치료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5,6]. 승인 근거가 된 단일군 임상시험에서는 평가 가능한 소아 환자 20명 중 80%에서 청력이 개선되었다. 다만 가속승인을 받은 제품이므로 청력 회복이 장기간 유지되는지, 실제 언어발달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후속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5,6].


(3) 중추신경계 및 운동신경 표적

  중추신경계와 운동신경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는 환자의 연령과 표적 세포의 위치에 따라 투여 경로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Zolgensma는 AAV9을 이용하여 정상 SMN1 유전자를 운동신경세포에 전달하는 정맥투여 치료제이다. SMN1 유전자의 양대립유전자 변이를 가진 2세 미만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되었으며, 상용화된 AAV 유전자치료제 가운데 가장 많은 실제 투여 경험이 축적된 제품이다 [2].

2025년 승인된 Itvisma는 Zolgensma와 동일한 활성성분을 사용하지만 농축된 제형을 척수강 내에 단회 투여하여 뇌척수액을 통해 운동신경세포에 직접 전달한다. 체중에 따라 투여량이 증가하는 정맥투여 방식의 부담을 줄이면서 2세 이상 소아와 성인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까지 치료대상을 확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7].

2024년 FDA 승인을 받은 AADC 결핍증 치료제 Kebilidi는 표적 부위에 더욱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사례이다. 한 차례의 정위적 뇌내 투여(stereotactic intracranial administration)을 통해 치료유전자를 뇌의 특정 부위에 주입하고, 도파민 합성에 필요한 AADC 효소를 발현시킨다. 임상시험에서는 평가 가능한 중증 환자 12명 중 8명이 투여 후 48주 이내에 새로운 대운동 발달을 보였다. Kebilidi 역시 가속승인 치료제로, 현재 확인된 임상적 이득이 장기간 유지되는지를 평가하는 확증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8].

하지만 낮은 용량에서도 충분한 중추신경계 전달 효율을 확보하면서 뇌혈관과 비표적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캡시드 개발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로 STXBP1 발달성·간질성 뇌병증 치료제로 개발된 정맥투여형 AAV 캡시드 CAP-002는 2025년 임상 1/2a상에서 첫 투여 환자가 뇌부종으로 사망한 이후 개발이 중단되었다. 정확한 사망원인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 사례는 정맥투여를 통해 뇌에 광범위하게 벡터를 전달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9].


(4) 골격근 표적

  근육질환은 전신의 광범위한 골격근에 벡터를 전달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높은 용량을 사용하고 있다. 뒤센 근이영양증 치료제 Elevidys는 AAVrh74를 이용하여 정상 dystrophin보다 작은 micro-dystrophin 유전자를 전달하여, AAV의 탑재 한계를 기능성 축소 유전자로 해결하였다 [10]. 그러나 비보행 환자에서 치명적인 급성 간부전이 보고된 이후 FDA는 2025년 11월 적응증을 4세 이상의 보행 가능한 환자로 제한하였다 [11]. 이는 전신 고용량 투여 시 표적 조직 전달뿐 아니라 간으로의 분포, 면역반응 및 환자 상태에 따른 위험을 함께 평가해야 함을 보여준다.


(5) 간 표적

  간은 정맥투여된 AAV가 비교적 잘 도달하고 간세포에서 생성된 단백질을 혈액으로 분비할 수 있어 혈우병 유전자치료의 주요 표적이 되었다. 혈우병 B 치료제 Hemgenix와 Beqvez는 혈액응고인자 IX 유전자를, 혈우병 A 치료제 Roctavian은 혈액응고인자 VIII 유전자를 간세포에 전달한다 [12–14]. 이들 제품은 단회 투여로 반복적인 응고인자 투여와 출혈 부담을 줄일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반면 중화항체의 존재여부, 투여 후 간기능과 응고인자 모니터링, 면역억제제 사용 가능성 및 장기 발현의 개인차는 실제 적용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12–14].

또한, 규제기관의 승인이 곧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Pfizer는 제한적인 환자와 의료진의 수요를 이유로 2025년 Beqvez의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를 중단했으며, 유럽 품목허가도 상업적 이유로 철회되었다 [15,16]. BioMarin도 인수자를 찾지 못한 후 2026년 Roctavian의 자발적 시장 철수를 결정하였다 [17]. 이러한 사례는 높은 치료비, 복잡한 환자 선별과 모니터링, 보험·상환, 기존 치료제와의 경쟁 및 장기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 진입 이후에도 중요한 변수임을 보여준다.



3. 국내 AAV 유전자치료제 임상 개발 현황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개발한 AAV 치료제 가운데 아직 국내 품목허가에 도달한 사례는 없지만, 일부 후보물질은 국내외 임상 1상과 1/2a상에 진입하였다. 국내 파이프라인은 전통적인 희귀 단일유전자 질환보다 척수손상, 습성 황반변성, 골관절염 및 신경병증성 통증과 같은 후천성·퇴행성 질환을 중심으로 차별화되고 있다.


(1) 척수손상: STUP-001

  STUP-001은 만성 외상성 척수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AAV 기반 직접 세포전환 치료제이다. 손상 부위의 성상세포 등 비신경세포를 기능성 신경세포로 전환하여 신경회로의 재구성을 유도하는 direct lineage reprogramming 전략을 사용한다 [18].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 9명 환자 모집을 목표로 척수 실질에 직접 투여하는 임상 1/2상이 진행 중에 있다 [18,19].


(2) 습성 황반변성: NG101

  NG101은 AAV8을 이용하여 망막세포가 항-VEGF 단백질인 aflibercept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도록 설계된 안과 유전자치료제이다 [20,21]. 북미 SENSE 임상 1/2a상에서는 저용량, 중용량 및 고용량군에 총 20명의 투약이 완료되었다. 2026년 공개된 저용량군 6명의 52주 결과에서 연간 anti-VEGF 주사 횟수는 투여 후 약 89% 감소했다. 중용량군의 44주 결과에서도 추가 주사 횟수가 약 90% 감소했고, 저용량군보다 시력과 망막 구조 지표가 개선되는 경향이 보고되었다. 현재까지 치료제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용량제한독성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향후 대규모 대조시험을 통한 유효성과 장기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 [22].


(3) 골관절염: ICM-203

  ICM-203은 경도–중등도 무릎 골관절염을 대상으로 하는 관절강 내 투여형 AAV 치료제이다. 연골세포의 생존과 분화에 관여하는 전사인자 Nkx3.2를 발현시켜 연골을 보호하고 활막 염증과 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근본적 골관절염 치료제를 목표로 한다. 호주에서 임상 1/2a상이 수행되었으며 미국에서도 임상 1/2상 IND가 승인되었다 [23].


(4) 신경병증성 통증: KLS-2031

  KLS-2031은 요천추 신경근병증으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을 대상으로 하는 복합 rAAV 치료제이다. 두 개의 AAV 벡터를 통해 GAD65, GDNF 및 IL-10을 전달하여 통증신호 억제, 신경세포 보호 및 신경염증 완화를 동시에 유도한다 [24]. 미국 임상 1/2a상에는 18명이 참여했으며 104주까지의 안전성과 내약성 평가가 이루어졌다. 통증과 기능을 포함한 탐색적 유효성 지표에서는 위약군보다 일관되게 우수한 경향이 확인되지 않아, 치료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후속 대조시험이 필요하다 [25].



4. 차세대 AAV 벡터 개발 방향

  앞선 사례에서 확인되듯이 높은 벡터 용량과 비표적 조직 분포는 안전성뿐 아니라 제조비용과 상업성까지 제한할 수 있다. 차세대 AAV 유전자치료제 개발의 핵심은 표적 세포 전달 효율을 높여 더 낮은 용량에서 치료효과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정 세포에 대한 결합과 전달효율이 향상된 engineered capsid, 표적 세포에서만 작동하는 조직특이적 promoter와 enhancer, 비표적 조직의 발현을 억제하는 miRNA 결합서열 기반 detargeting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그림 1). 대형 유전자 전달을 위한 dual AAV, 독성 단백질을 억제하는 RNAi 또는 silencing payload 또한 주요 개발 영역이다 [26,27].

AAV 유전자 치료제의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별 제품 개발과 함께 AAV 플랫폼 데이터의 체계적 축적이 필요하다. 캡시드와 조절서열, 표적 세포, 투여 경로, 용량, 조직분포, 면역반응, 비표적 발현, 장기 지속성 및 생산수율을 표준화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경우 질환별 벡터 선택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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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AAV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서 캡시드와 벡터 조절 요소의 중요성



결론

  AAV는 이미 다양한 조직과 질환에서 임상적 가능성이 검증되었지만, 최근의 안전성 경고와 상업화 중단 사례는 기술적 효능과 실제 제품 경쟁력이 동일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치료 유전자의 기능뿐 아니라 필요한 총 투여량, 비표적 조직 노출, 면역반응, 효과 지속성, 생산성 및 환자 접근성에 대한 통합적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AAV 치료제는 아직 초기 임상 단계이지만 기존 유전자 보충을 넘어 세포 직접전환, 치료 단백질의 지속 발현, 조직 재생 및 다중 유전자 조절로 개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러한 차별성을 실제 임상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표적 세포 맞춤형 벡터 설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기반 개발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_2026.09.


https://www.ksmcb.or.kr/webzine/2609/content/research_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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